250여 황혼기 할머니‧할아버지, ‘이젠 나도 까막눈 아니다’ 서로 격려

 
 

‘평생 글 몰라도 잘 살라따/그런대 이장이 공부하라니 시발/ㅁ... 미음이 외이리안돼.. 시브랄거/(중략)/공부를 하니 자식들도 조하합니다/욕 안한다고 조하합니다’ 평생을 까막눈으로 살아온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한글대학에 다니며 쓴 시다. 긴 세월 쌓아온 깨달음과 진심이 만나면 ‘감동’이 탄생한다.

 
 

논산에서 황혼기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의 한글대학 수료식이 열려 잔잔한 감동과 웃음을 주고 있다.

논산시는 17일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따뜻한 행복 공동체 동고동락(同苦同樂) 프로젝트 의 하나인 마을로 찾아가는 ‘2016년 어르신 한글대학’ 수료식을 개최했다. 수료식에 참석한 한글 대학 졸업생은 250명-.

이날 행사는 한글대학 ‘한글대학에서 삶을 찾다’ 동영상 상연, 한글대학 학장 수료증 수여 및 우수학생 표창, 참여자와의 공감 나눔 토크, 어르신 시화전 작품 시낭송 순 등 그동안 배움에 열정을 다한 어르신들의 용기를 응원하고 따뜻한 행복공동체 동록동락을 함께 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대학은 지난 6월 1일부터 22개 마을 280여 명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글 교사 12명이 주 2-3회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춰 교육을 실시, 큰 인기를 끌어 왔다.

수료식에 참가한 한 어르신은 “글을 모를 때는 본척만척 지나쳤던 간판이 이제 자세히 보인다. 나는 이제 까막눈이 아니다”며, “인생에서 가장 값지고 보람찬 순간”이라고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황명선 시장은 이날 격려사에서 “배우지 못한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안 배우려는 자세가 부끄러운 것”이라며 “앞으로도 어르신들의 배움에 대한 소망이 모두 이뤄져 활기차고 보람 있는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따뜻한 공동체 동고동락’ 휴머니티 조성사업은 단순하게 운영하던 경로당을 마을주민들의 공동생활공간으로 활용해 복합 다기능으로 운영, 이웃 간 따뜻한 정을 나누는 행복공동체 공간으로 새로운 변화에 목적을 두고 추진되고 있는 프로잭트다.

한편, 논산시는 올해 ‘따뜻한 공동체 동고동락’ 운영을 위해 시범경로당 19곳을 선정하고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경로당 시범운영 사업설명회를 시작으로 ▲독거노인 공동생활제(사회복지과)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학교(평생교육과) ▲마을주민 건강증진센터(보건소)를 추진하며 따뜻한 복지도시 구현을 위해 행정력을 집주하고 있다.

/권기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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