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대 충남지역신문연합회 로컬충남 사장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어떤 자리든 그 일의 성격에 맞는 인재를 골라 앉혀야 한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어떤 자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문외한에게 일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뜻이 된다. 부적절한 인사로는 능률이 오를 수도 없고, 추진력을 기대할 수도 없다. 그래서 다들 ‘인사가 만사’라고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충남도교육청이 지난 7월 1일 실시한 인사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인사가 있었다. 당시 감사총괄서기관을 맡고 있던 P씨를 시설과장으로 발령했는데 그는 행정직이었다. 시설과는 학교 교사 건축과 관련된 일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직에게 적합한 자리다.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이 올해 6·13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후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재출범하자마자 상식을 거스르는 인사 때문에 청 안팎으로 말이 많았다.

행정직으로 전문성에 한계가 있는데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소금을 팔려고 해도 소금에 대해 알아야 한다.

P과장 역시 답답함을 토로하면서 다가올 새해 인사에서는 자신에게 맞는 다른 자리로 옮겨 가기를 바라는 눈치다. 행정직을 기술직 자리에 앉힌 김 교육감의 의중을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제 옷을 갖춰 입지 못한 인사만큼 후폭풍이 따르는 일 또한 없다.

김 교육감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누가 봐도 문제없는 인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모두가 만족하는 인사를 하기엔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얘기지만, 그것을 최대한 헤아려 진행하는 것이 단체장의 몫이기도 하다.

김 교육감의 현실적이고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새해 인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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