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교사, ‘지인부탁으로 100여 학생 서명 받아줬다’

▲ 산업용 세탁공장 조감도
▲ 산업용 세탁공장 조감도

“아는 지인이 산업용세탁공장이 환경적으로 좋지 않다며 반대 서명을 받아야 한다기에 별 생각 없이 학생들에게 동의서를 나눠주고 100여 명에게 서명을 받도록 했다.”

계룡시 두마면 제1산단 안에 들어설 예정인 산업용 세탁시설(일명, 의료세탁공장)에 대한 입주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는 계룡시민참여연대와 계룡시 의료세탁공장 입주반대대책위원회가 관내 학생들로부터 반대동의서를 받아 파장이 일고 있다.

28일 계룡시내 모 학교에 따르면 최근 한 주민이 이 학교 K교사에게 산업용세탁공장(병원 환자복) 설립허가 반대동의서를 받아줄 것을 요청해와 순수한 마음으로 학생 100여 명에게 동의서를 받아 줬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 학교 K교사는 학교 측의 사전 승인을 거치지 않고 임의로 학생들에게 반대 동의서를 나눠주며 서명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K교사는 “아는 지인이 계룡에 의료세탁공장이 들어오는데 이는 환경적으로도 좋지 않다며 반대서명을 받아야 된다고 말하는 내용을 들으니까 내가 봐도 안 좋았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학생들에게 동의서를 나눠주고 서명을 받아 보내줬다”며 “사전에 학교에 알리지 않은 것은 자신의 불찰”이라고 해명했다.

이 동의서는 현재 계룡시민참여연대(대표 이한석)와 계룡시 의료세탁공장 입주반대대책위원회(위원장 이용권) 등 두 단체의 명의로 배포되고 있다.

특히 동의서 내용에는 세탁물은 각종 병균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과장된 문구들이 포함돼 있어, 동의서를 읽은 시민과 학생들은 이 같은 내용의 진위여부도 모른 채 이를 사실로 여겨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의서에는 “계룡시 두마면 입암리 79번지에 대한 산업용 세탁공장(병원 환자복) 설립허가를 절대 반대함. 병원에서 배출되는 세탁물은 각종 병균, 혈액, 배설물 등이 묻어있는 상태입니다. 악취와 확인되지 않는 오염물 등 세탁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로 인해 계룡시민은 각종 병균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청정 계룡시와 맞지 않고 시민의 안전한 생활을 위협하는 업체는 계룡시의 설립허가를 반대합니다”라는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문구가 담겨 있다.

또한 동의서에는 성명, 주소, 핸드폰 번호까지 게재토록 만들어진 양식에 서명토록 하고 있어 개인정보보호법에도 저촉될 소지가 높다는 지적과 함께 일각에서는 동의서를 받을 경우 대개는 생년월일과 이름, 주소만 기록하는데 전화번호까지 요구한 것은 이를 추후 다른 목적으로 활용할 소지도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계룡시민참여연대 이한석 대표는 “학생들에게 서명을 받은 것은 전혀 모르겠다”고 잘라 말했으며, 공동대책위 이용권 위원장은 “위원 중 한 분이 학교에 아는 분이 계셔서 부탁한 정도로만 안다. 학생도 계룡시민이고, 위원들이 각자 가서 받아오는 것이어서 그것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계룡시민참여연대 등에 따르면 28일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산업용세탁공장 반대 동의서에 서명한 인원은 모두 2,800여 명에 이르며, 이용권 입주반대대책위원장은 내년 6월 시장 주민소환제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해 향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철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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