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70대 토박이 및 정착 주민 9명, ‘인정 넘치는 옛 시절 되살리기’ 나서

‘이 나이에 우리 서로 관심 갖고 재미있게 살아 봅시다!’

핵가족 및 가족 해체시대를 맞아 50∼70대 토박이 주민들과 정착 주민들이 마음도, 가진 것도, 서로 나누며 인정 넘치던 옛 시절 되살리기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계룡시 엄사면 향한1리에 터전을 둔 이른바 ‘연탄집게’ 모임체(회장 이건표) 회원들-.

2019년 5월 토박이 주민 2가구 3명, 정착 주민 5가구 6명 등 모두 7가구 9명으로 출범한 이 모임체 회원들의 연령 분포는 58∼73세로, 50∼60대와 70대를 아우르고 있다.

출생지도 두 명의 계룡시 엄사면 향한리 토박이와 전북 김제, 경북 영주, 충남 연기와 부여, 논산 등 다양하며 마을이장과 항공우주연구원 연구팀원 등 현직 종사자 4명, 육군 중령 전역자, 전직 조폐공사본부장, 전직 주물공장 공장장 등 전‧현직 직종 또한 다양한데 이들 상당수가 텃밭 농사를 짓거나 닭을 키우는 등 부식거리는 자급자족하고 있다.

순수하고 서정적인 정서가 묻어나는 ‘연탄집게’란 모임 명칭은 이들 회원 모두가 연탄을 가장 많이 사용했던 시절의 세대들이란 점에 착안해 지어졌단다.

회원 중 최 연장자로 초대회장을 지낸 김경구(73) 회장은 “비록 연령대는 다르지만 우리세대는 모두 연탄세대라는 공통점이 있고 연탄집게야말로 연탄사용에 필수품이어서 어느 집이고 두 서너 개씩은 있었다”며 “회원 각자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자 하는 뜻에서 모임 이름을 ‘연탄집게’로 지었다”고 했다.

모임체 출범 후 매달 전직 회장과 현직 회장 집에서 주로 식사 모임을 갖고 있는 ‘연탄집게’는 지난 2019년 10월 1박2일 일정의 무주 구천동 나들이와 2022년 5월 군산앞바다 낚시행사를 갖기도 했다. 연간 비용은 1인당 20만원의 연회비로 충당하고 있다.

특히 현 이건표 회장(70)은 국내 유명 쉐프의 멘토였던 경력 소유자로, 모임 때마다 색다른 음식 솜씨를 선보여 회원들의 미각을 즐겁게 해주고 있어 인기가 짱이다.

김경구 전 회장 역시 집에 10여 명 수용 규모의 손님 접대실, 이른바 ‘담죽실’을 꾸며 회원들이 언제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탄집게’ 출범 후 가장 큰 축하행사가 이달 9일 이 마을 황토방 식당에서 회원 모두가 함께한 가운데 베풀어졌다. 지난 6월 21일 누리호 성공 발사에 기여한 김 모 박사(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 연구팀원)를 축하기 위해서다. 물론 회원들은 누리호 발사 전날 현지에서 1박한 뒤 이튿날 웅장한 발사 현장을 지켜보는 기쁨을 누렸다.

이날 축하식에서 김경구 전 회장은 축사를 통해 “우리 연탄집게 모임 결성이 어언 3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있는 시기에, 자랑스런 김 박사 회원이 누리호 발사체 연구팀 일원으로 참여하여 2022년 6월 21일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되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업적을 이루었습니다. 이러한 업적은 개인의 영광은 더욱 빛나고 우리 연탄집게 회원에게도 매우 의미있는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축하의 자리를 마련해 주신 회원 모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연탄집게‘가 회원 상호 간 서로서로의 도우미가 되어 주는 모임체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아건표 회장도 “앞으로도 우리 연탄집게 모임에 축하할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핵가족 및 가족 해체시대를 맞아 외로움을 달래며 인정 넘치고 살맛나는 모임체가 되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권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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